Sunday, September 24, 2006

요즘 읽고 있는 책들.

소설가의 각오 - 마루야마 겐지
여름의 흐름 - 마루야마 겐지
백경 - H. 멜빌
황야의 이리 - 헤르만 헤세


소설가의 각오는 도서관에서 허삼관 매혈기 사이에 고민하다 선택된 책이다. 사실 마루야마 겐지가 누군지도 몰랐다. 단지 하나무라 만게츠와 이름을 헛갈려 버려 얼결에 대출하게 되었다. 하나무라가 쓴 에세이 인 줄 알고 읽다가 '이 사람이 원래는 똑바른 사람이었나...?' 하고 의아해 했는데 역시나 다른 사람이었다. 후후... 그럴리가 없지. 그리고 가와바타 야스나리(이름도 어려워)의 저 유명한 고전, 설국도 대출하긴 했었다. 빌리는 것 까진 좋았으나 번역이 개떡이라 읽다 읽다 두 손 들고 말았다. 내가 일어를 잘해 원문으로 읽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. 번역된 문장은 좀 그랬지만 머릿속에 그려지는 각각의 이미지는 뇌리에 선명하게 박혀버리는 듯 했기 때문이다...내가 눈에 대한 묘한 동경이 있어 더욱 그러하였는지도 모르겠다.

각설하고, 책을 다 읽어 던져버리고, 벌렁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을 때 나오는 건 한숨이었다. 아직까지 나 자신만의 확고한 각오조차 없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. 며칠전에 10년치 달력을 펴놓고 한참동안 들여다 본 적이 있다. 달력을 펼 땐 나름의 계획을 세울 참이었지만 결국은 아무것도 쓸 수 없었다. 솔직히 그런 내 자신에 스스로 놀랬다. 그래도 대충의 길은 정해졌다고 생각했는데, 막상 적어넣으려니 쓸 수가 없는 것이었다. 결정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마음대로 생각해 버리고 달력은 그냥 접어 넣었다. 나는 언제나 도망 칠 궁리만 하고 있다. 언제쯤이면 스스로 일어 설 수 있을까. 마루야마의 말대로 孤의 자세로 고독의 강을 건너면 바늘처럼 가늘었던 내가 창처럼 굳건해 질 수 있을까. 인생이 즐거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서글퍼졌다...나는 아직도 어린애다.

0 Comments: